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 장관이 윤 총장 직무배제 근거로 든 5가지 이유 가운데 '주요 사건 재판부 판사들에 대한 불법사찰 책임'은 이번에 처음 알려진 내용이다. 추 장관 브리핑 내용에 따르면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은 지난 2월, 울산 선거개입 사건과 조국 전 법무장관 관련 사건 등 주요 사건 재판부의 판사들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 보고서에는 △그간 정치적인 사건 판결 내용 △우리법연구회 가입 여부 △가족관계 △세평 △개인취미 △물의 야기 법관 해당 여부 등이 기재됐다. 물의 야기 법관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양승태 대법원에 비판적 판사들의 성향을 분석해 인사 불이익을 주는 근거로 활용한 내부 문건으로 판사의 개인 취미까지 세세하게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고서를 윤 총장이 반부패강력부에 전달하도록 지시했다면서 "불법 사찰 책임이 있다"고 했다.
이에 대검측은 "사찰이라고 하는 것은 심한 비약"이라는 입장이다. 인터넷과 법조인대관 등을 통해 파악하고 있는 재판부에 대한 참고자료를 반부패강력부에 보내 공소 유지를 도운 것 뿐이라는 설명이다.
법조계에서는 특정 사건에 대한 재판부 성향과 개인정보 파악은 공판유지를 해야 하는 검찰의 통상 업무라는 점에서 위법적인 '사찰'과는 엄연히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 내부에선 법정에서 공소유지의 일환으로 재판부 성향을 파악하는 것도 통상적 업무에 속한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재판부가 증거 관련 부분을 엄격하게 본다든지, 또는 의견서를 다수 제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구두변론 부분을 중시하는 판사인지 등에 대한 파악은 당연히 인수인계 돼야 하는 부분이라는 설명이다.
이처럼 세평 수집의 목적을 무엇에 두고 있는지에 따라 위법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세평 수집이 특정인에 대한 악의적 의도를 품고 직무수행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재판부의 성향에 맞춰 검찰의 공무수행 활동을 유지하기 위해 하는 것인지에 따라 판단이 갈릴 거라는 설명이다. 또 재판장은 일반인이 아닌 공인이라는 점에서 당연히 재판과 관련한 '공인 세평'은 민간인 사찰과는 너무나 다른 차원이라고 선을 그었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특정 판사의 세평을 파악해서 언론에 흘린다든지 했다면 문제삼을 수 있겠지만 어떤 사건을 기소한 검사가 재판 전략 차원에서 해당 재판부 판사의 성향을 파악하는게 위법적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는 것은 황당무계한 얘기"라고 지적했다.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이 수집하는 정보가 '첩보' 수준이 아닌, 언론과 인터넷상에 노출된 정보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사정보정책관실의 전신은 범죄정보기획관실로 범죄혐의와 관련 없는 각 분야 동향을 수집·관리해 정치적 목적에 활용한다는 문제점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지난해 2월 수사정보정책관실로 개편되면서 30명 정도 규모로 축소·운영돼왔다. ‘조국 법무부’의 법무검찰개혁위원회도 지난해 10월 과거 특수부와 같은 직접수사 부서를 지원하는 검찰의 정보수집 기능을 폐지해야 한다고 권고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현직 검사는 "범죄정보기획관실이 수사정보정책관실로 축소되면서 권한이 줄어든지 오래됐다. 정보수집이라는게 인터넷상 있는 정보들 취합하고 그걸 바탕으로 사실 여부를 파악하는 정도"라며 "마치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이 반부패부에 사찰 정보를 떠넘긴 것처럼 오해될 수 있는 발언"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추 장관이 전날 브리핑에서 보다 사실관계를 자세하게 설명했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단순히 언론에 노출된 정보 수집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그 이상이라면 문제가 클텐데 말그대로 '의혹'만 던져놓고 질문도 안받고 현장을 떠나지 않았냐"면서 "위법은 징계사유가 되지만 의혹은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했다. 현직 판사는 "사찰이 사실이라면 사법부를 흔드는 중대한 범죄인데 브리핑을 잘 보면 '정보수집'과 '사찰'을 혼용해 쓰고 그에 대한 설명이 없다"면서 "사찰은 굉장히 정치적인 용어인데 사실관계가 좀 더 명확하게 밝혀져야지 않겠냐"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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